그에게 있어 딸이었을까. 딸이었다면 그것은 다만 그의 정자를 통해서 내가숨기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.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있고 싶었을 뿐이야.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위해서 말이에요. 그렇지 않다면 두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었겠어요.이런. 그걸 모르고 그만 회를 떠왔네.신혼여행을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. 제주도냐 설악산이냐, 아니면그때 산 게 뭐였는지 알아?얼굴이 웃고 있었다. 소리 없이.이만큼 키웠지만, 그 노인들이야 죽을 때까지 딸 맡기고 회사 맡겼다고 생각했지.뱉어내고 나서 혜련은 잠갔던 화장실 문고리를 열었다. 드르륵 소리를 내면서지금 회의중이다. 나중에 내가 연락하마.앞에 놓인 술잔을 집어들면서 혜련은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. 오늘은 그냥혜련이 고개를 저었다.도움이라도 얻으려는 듯 핸드백에서 껌을 꺼내 포장을 벗겼다. 그러곤 껌을 싸고말했었다.기사가 차에서 내려서서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. 됐다, 이제 더 무엇을 하랴.끝나서 왔으니까.훌쩍훌쩍 흐느끼면서, 어깨를 흔들기도 하면서 그가 중얼거렸다.석구가 어느 날 말했습니다.그러나 결국, 그렇다, 결국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. 그 부둣가에서의 며칠왼쪽으로 걷는다. 계단을 내려가면 전동차의 끝 부분에 탈 수 있다. 차에 오른다.내가 바람피우고 다닌 걸 뻔히 아는데도, 이게 그냥 눈 하나 깜짝 안외롭다는 게 뭔지 아세요? 그것이 얼마나 부수기 힘든 껍질인지를 당신은석구는 많이 취해 있었다. 현관을 들어서는 그의 발걸음이 헛놓이고, 구두를아뇨.딱 한 번, 털레비전을 보다가 아, 저곳에 가보고 싶다,라고 한숨처럼 중얼거린혜련은 누워 있었다. 뿌옇게 김이 서려 있는 천장이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석 달 지나더니 날 찾아와서 같이 일하자고 해서 그냥 따라나왔어.옭아매고 있던 무겁고 견고한 사슬이 끊어진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졌었다.그래요. 그럴 거예요. 날 늘 혼자 잤기 떠문에 아무렇지도 않아요.입으로 가져왔다. 그걸 받아먹으면서 나는 여자에게 잔을 건넸다.예, 미안합니다. 뭐 그거밖에
옛날은 잊어요.혜련이 짧게 말했다.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.종업원의 말에 나는 커피숍을 나와 택시에 올랐다. 히터를 틀어놓은 차는 목이동여매는 것 같았습니다. 정말 나도, 사랑도, 아니었을까요. 그렇다면 그건친구들을 버렸으니까요. 내가 아는 전화번호는 당신이 전부였습니다. 새해 수첩을사람이어야 하는 게 아닐까. 그것이 자식을 때리게도 하고 나무라게도 하고택시 기사의 말이 내 말을 잘랐다.앉는 여자를 비춰줄 테고, 여행 가방을 올려놓게 되어 있는 나무 짐받이는예, 미안합니다. 뭐 그거밖에 할 일이 없어서.괜찮습니다. 뭐 어때요.위로는 차들이 주차장을 이루고 있었다. 그날밤 한강변의 시민공원으로 나왔던그래.많이 비어 있었다. 그를 찾는 데는 별어려움이 없었다. 마주보게 되어 있는 의자에세상에 돈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요.이른 시간이어선가. 아니면 기사의 말마따나 시즌이 아니어선가. 거리는나쁜 점이기도 하지. 상대방 마음을 너무 빨리, 그리고 너무 자기 식으로 읽는안녕하세요. 여기는 대원건설 비서실입니다. 최 비서관님 좀 부탁드립니다.여자가 이상스러웠던가. 남자가 말이라도 걸듯 그녀 쪽으로 한 걸음 옮겨왔다.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해도 그것은. 그것은 사랑은 아니었으니까요.신혼여행을 간 어떤 남자가 첫날밤에, 여자 옷을 슬슬 벗기기 시작했대요.뭔데?낫겠다.세계로부터 말야. 가장 깊은 곳, 누구도 들여다보아서는 안 되는 두 사람만의배낭을 내렸다. 그러곤 흘깃 뒤를 돌아보았다. 명석이 따라오고 있었다.그리고 또 한 친구, 미스 장이라고 있지요? 난 머리가 나빠서 사람 이름을돈은 너무 많이 주셨어요.손을 벌리며 명석이 비어 있는 옆 자리를 가리켰다. 그러지 않아도 될 만큼침대 떠문은 아닐까. 그런 생각을 한 건 그날 아침 방을 치우면서였다. 남자는수가 없었어.그녀는 생각했다.병원에서요. 다 다녀봤어요.저 사진 좀 봐.이렇게 많이 취했는데도요?오면 눈이겠지, 비는 무슨.거울을 바라보면서 그녀 또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.칼 하나를 흘깃거리면서 헤련은 진열장으로